발코니에 있는 상자를 정리하다가 갑자기 튀어나온 벌레 때문에 깜짝 놀란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지난주 저도 그랬습니다. 빨래 바구니를 옮기는데 다리가 유난히 긴 갈색 벌레가 후다닥 뛰어가더라고요. 바퀴벌레인가 싶어 얼어붙었는데, 가만히 보니 등이 굽은 것이 곱등이였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평소에 궁금했던 귀뜨라미와 곱등이 차이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생긴 모습이 비슷해 보여도 이 둘은 분류부터 다릅니다. 둘 다 메뚜기목이지만 귀뚜라미는 귀뚜라미과, 곱등이는 곱등이과에 속합니다. 그래서 생김새와 습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 구분 | 곱등이 | 귀뚜라미 |
|—|—|—|
| 날개 | 없음 | 있음 |
| 등 모양 | 굽음 | 평평함 |
| 다리 | 굵고 짧음 | 가늘고 김 |
| 우는 소리 | 없음 | 있음 |
| 주 서식처 | 실내 축축한 곳 | 잔디나 돌밭 |
이 표는 저희 집 벽장에서 나온 녀석을 구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차이는 날개와 등 모양입니다. 귀뚜라미는 몸 뒤로 납작한 날개가 등 쪽을 감싸고 있어서 위에서 보면 매끈한 타원형을 이룹니다. 반면 곱등이는 등에 날개가 전혀 없습니다. 대신 등이 새우등처럼 둥글게 솟아 있어서 옆에서 보면 구별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더듬이와 뒷다리도 단서입니다. 같은 크기라면 곱등이의 더듬이와 뒷다리가 유난히 깁니다. 특히 더듬이는 몸길이의 두 배 가까이 자라 주변을 살필 때 앞쪽으로 빼꼼 내미는 모습이 관찰됩니다. 반면 귀뚜라미는 더듬이가 상대적으로 짧고 몸통에 비해 다리가 가늘고 날렵해 보입니다.
우는 소리도 구분에 도움이 됩니다. 귀뚜라미 수컷은 짝을 부르기 위해 날개를 비벼서 맴맴 소리를 냅니다. 그런데 곱등이에게는 날개가 아예 없을 뿐만 아니라 소리를 내는 기관이 없어서 어떠한 울음소리도 내지 못합니다. 집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데 벌레가 바닥을 기어 다닌다면 곱등이일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곤충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어떤 곤충인지 확인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사진을 한 번에 선명하게 찍는 것이 중요합니다. 촬영 순서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곤충 사진 촬영에 대한 정보는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 보세요.
곱등이는 왜 집에 나타날까요
귀뚜라미 곱등이 차이를 살피다 보면 저절로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우리 집에 나타나는 걸까요. 곱등이는 어둡고 서늘하며 습한 곳을 좋아합니다. 비가 잦고 습도가 높아지는 7월에서 9월에 실내로 들어오는 경우가 잦습니다. 특히 장마철에 비바람을 피해 문틈, 창틈, 배수구를 따라 안으로 흘러들어오기 쉽습니다.
부엌 싱크대 아래나 세탁실 환풍기, 현관 신발장 등은 물이 자주 닿는 곳이면서 그늘지기 때문에 곱등이가 은신하기 좋은 장소입니다. 거기에 먼지나 작은 벌레가 쌓여 먹을 것이 생기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먹잇감이 생기기 때문에 한 번 둥지를 틀면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물렸을 때 이렇게 대처하세요
평소에는 사람을 보면 도망가기 바쁜 곱등이지만, 어쩌다 실수로 손가락이 눌리거나 옷 속에 이물감을 느껴 움찔할 때는 물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턱 힘이 세서 꼭 잡으면 살짝 깨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크게 당황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일단 비눗물로 깨끗이 씻어 주고 얼음주머니로 10분 정도 식혀 주면 대부분 붓기와 가려움은 가라앉습니다.
다만 상처 부위가 심하게 붓거나 통증이 오래가고 열이 나거나 숨이 차다면 알레르기 반응일 수 있으니 반드시 의료기관을 찾으십시오.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평소에 긴 옷을 입고 주변 정리에 신경 쓰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집안은 쾌적하고 건조하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습기 관리입니다. 환기를 자주 시키고 제습기를 돌려서 실내 습도를 5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이 고인 자리나 배수구 뚜껑, 세탁기 아래 같은 구멍 난 곳이 없는지 틈새는 실리콘이나 방충망으로 메워 주십시오. 평소에는 바닥에 종이상자나 낙엽을 오래 쌓아 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귀뚜라미 곱등이 차이로 인해 막연한 공포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사실 이들은 밝은 하늘과 흙, 곤충을 좋아하는 익충의 역할도 합니다. 다만 생활 반경에 너무 가까이 들어오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구석을 살펴보고, 습기와 먹이를 차단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발견하면 맨손으로 잡기보다 집게나 빗자루를 이용해 바깥으로 안전하게 옮겨 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 글을 정리해 보면, 귀뚜라미 곱등이는 겉모습은 닮았지만 날개, 등, 다리, 소리로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고, 실내 유입을 막기 위한 가장 확실한 열쇠는 습도와 먹이 관리라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우리 집 구석구석을 수시로 들여다보고 주변 환경을 깨끗이 가꾸며 해질 무렵 산책을 즐기는 여유를 갖고 싶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곱등이가 날아다니는 것 같은데 혹시 귀뚜라미인가요?
A: 아니요. 곱등이는 날개가 전혀 없어서 날지 못합니다.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였다면 귀뚜라미일 가능성이 높으며, 실내에서는 천장에 매달려 있어 움직임이 커 보일 수 있습니다.
Q: 밤마다 맴맴 우는 소리가 나는데 곱등이 때문일까요?
A: 소리를 내는 곤충은 수컷 귀뚜라미입니다. 귀뚜라미는 암컷이나 어린 개체는 소리를 내지 않으므로 시기가 겹치면 헷갈릴 수 있습니다. 집 안에서 우는 소리가 들린다면 귀뚜라미입니다.
Q: 물렸을 때 바로 씻어도 되나요?
A: 처음 3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깨끗한 물과 비누로 30초 이상 부드럽게 씻어 주고, 이후 냉찜질을 해주시면 됩니다. 만약 통증이 계속되거나 붓기가 심해지면 병원을 찾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