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한낮 태양은 여전히 뜨겁지만 아침저녀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입니다. 무더웠던 여름을 견디고 텃밭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진다면 아마도 모두가 마음은 다를 거예요. 8월 중순이 지나면 오랫동안 공들여 온 여름작물들의 자리를 정리하고 성큼 다가온 가을을 준비하기 마련인데요. 가을로 접어드는 이맘때가 되면 무엇보다 꼭 챙겨야 할 작물이 있으니 바로 김장무입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노지 텃밭에서 수년간 시행착오를 겪으며 깨달은 김장무 심는 간격과 재배 노하우를 아낌없이 풀어보고자 합니다.
김장무처럼 심는 타이밍이 정확한 것도 없는 거 같아요. 작년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파종 시기를 조금 늦게 잡았다가 기온이 크게 내려가기 전에 뿌리가 충분히 굵지 못했었죠. 반면에 일찌감치 서두른 이웃 분들은 이미 씨앗을 뿌리고 설명서를 찾아보는 가벼운 마음이 크실 거예요. 여러 이야기기 길어졌는데,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처음 밭에 심는 간격을 어떻게 유지하냐입니다. 이 간격은 무가 성장하면서 햇빛과 영양분을 얼마나 잘 공급받느냐를 결정짓는 환상의 짝꿍이거든요.
| 구분 | 중부지방 | 남부지방 |
|---|---|---|
| 파종 시기 | 8월 중순~하순 | 8월 하순~9월 초순 |
| 심는 간격 | 25~30cm | 25~30cm |
| 수확 시기 | 11월 초순~중순 | 11월 중순~하순 |

지난주에 심은 완두콩을 정리한 자리를 갈아엎으며 제가 도대체 텃밭을 시작한 지 벌써 5년이 훌쩍 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 누구보다 처음인 척 분주하게 돌아다녔던 지난 계절에 반성해 봅니다. 그때 그 시절, 일이 힘들어서였을까요. 씨앗이란 게 원래 작다 보니 정작 여러 포기의 간격을 벌릴 생각에 한동안 밤을 지새운 기억이 스쳐 지나갑니다. 묵직한 명성을 가진 아버지 농사 경력 30여 년차이신 장인어른도 옆에서 지켜보실 정도로 정말 신경을 많이 썼었거든요.
아무쪼록 초보 농부시라면 이 포인트를 꼭 기억해 주세요. 한 포기의 김장무가 웃자라서 지면을 차지하는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를 생각하면 쉽습니다. 미니 무처럼 뿌리가 굵은 것이나 소형 품종으로 고를 경우엔 이보다 약간 좁혀도 무방하나 사실상 김장용 종이는 비대해질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포기와 포기 사이를 25~30cm를 지켜 주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이 부분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거름과 관리를 아낌없이 부여 준다 한들 시원시원하게 나무가 자라는 흉작을 맞이할 수가 있습니다.
솎아낼 때도 조금 소심해질 수 있습니다. 파종한 지 일주일에서 열흘이면 초록색 떡잎이 얼굴을 내미는데요. 주먹으로 오므려 보면 정말 귀엽는데, 이 귀여움에 마음을 뺏기면 낭패봅니다. 본잎이 서너 장 올라오면 약한 녀석들은 뽑아 버리고 가장 튼튼해 보이는 녀석 한 개만 남겨 놓아야 합니다. 이를 사람들은 아까워도 해야 하는 솎음으로 부릅니다. 이때 뿌리가 서로 엉기면 남길 뿌리까지 상할 수 있으니 우리 농가들은 다용도 칼이나 가위 등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환경에 따른 변수가 크긴 하지만, 텃밭 마흔 평 전부를 혼자서 책임지고자 하시는 게 절대 아녜요. 쉬는 넉넉한 간격을 드시는 게 좋아요.
아마 저처럼 올해 김장무 농사를 계획 중이시라면 충분히 예쁜 무를 수확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인내심이 필요한 긴 싸움의 시작이지만, 시원한 매운맛 하나로 모두 잊게 됩니다. 은은하게 익은 붉은 젓국 냄새에 최상급 단맛을 더해줄 김장무 심는 간격 오늘의 기억으로 오래오래 간직하시어 가을 농사의 큰 재미를 꼭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김장무는 모종으로 사다 심으면 안 되나요?
A: 무는 씨앗을 땅에 직접 뿌리는 직파가 원칙이에요. 모종을 옮겨 심으면 잔뿌리가 상해서 정상적으로 무게가 나오지 못하고 심한 경우엔 무가 통짜로 상하게 된답니다. 가능하면 씨앗을 소량 구매해서 파종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할게요.
Q: 폭염에 씨를 뿌려도 발아가 잘 될까요?
A: 파종 뒤 4~5일 이상 30도가 넘는 폭염이 계속될 게 분명하다면 파종 시기를 아주 손에 꼽아 8월 중하순경으로 미루시는 게 좋아요. 억지로 심더라도 발아율이 떨어져 결국 고생한 자신만 억울해질 수 있거든요. 덥길 기대하며 오히려 잠깐 늦더위가 꺾이는 시점까지 기다렸다가 빠르게 심는 것이 초보자의 생존이에요.
Q: 물을 자주자주 준만큼 좋아질까요?
A: 흙을 만져보고 진흙이 되지 않을 정도의 촉촉함이 유지되도록 주시는 것이 좋아요. 완전히 고사하기보다는 살짝 말랐다 싶을 때 넉넉하게 주는 것이 기본입니다. 잎에 힘이 없어 보이더라도 너무 잦은 관수는 오히려 땅이 질게 만들어 홍황을 부르게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