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아 지도로 쉽게 이해하는 발칸 여행

알바니아, 지도로 먼저 만나는 발칸의 숨은 보석

알바니아는 발칸반도 남서부에 자리한 나라로, 아드리아해와 이오니아해에 맞닿아 있어 해안선이 아름답고 산악 지형이 많아 ‘천 개의 창문 도시’로 불리는 베라트 같은 유네스코 도시가 매력적이다. 수도 티라나를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몬테네그로, 동쪽으로는 북마케도니아, 남쪽으로는 그리스와 국경을 접한다. 아래 표는 알바니아를 처음 접하는 여행자가 꼭 알아야 할 핵심 정보를 요약한 것이다.

구분내용
수도티라나 (Tirana)
공용어알바니아어
화폐알바니아 렉 (ALL), 유로 사용 가능
시간한국보다 7~8시간 느림 (서머타임 적용 시 7시간)
인구약 280만 명
면적28,748km² (경상북도보다 1.5배 큼)
1인당 GDP약 6,800달러 (한국의 5%)
추천 여행 시기4월~10월 (봄·가을 쾌적, 여름 해변 성수기)

한눈에 보면 경제적으로는 가난한 나라지만, 그 덕분에 물가가 저렴하고 관광객이 몰리지 않은 숨은 명소가 많다. 내가 지난해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서 배낭여행을 마치고 아내와 함께 ‘위로 갈까, 아래로 갈까’ 고민하다 알바니아 쪽을 선택했던 기억이 난다. 정보가 거의 없어 불안했지만, 오히려 그게 더 짜릿한 모험이었다. 지금부터 알바니아 지도를 펼쳐 보며 여행 포인트를 하나씩 짚어보자.

지리적 요충지, 알바니아 위치의 의미

발칸반도 자체가 ‘유럽의 화약고’로 불릴 만큼 복잡한 역사를 가진 지역인데, 알바니아는 그중에서도 강대국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린 나라다. 지도를 보면 알바니아는 아드리아해를 사이에 두고 이탈리아와 마주 보고 있고, 남쪽으로는 그리스, 동쪽으로는 북마케도니아, 북쪽으로는 몬테네그로와 코소보에 둘러싸여 있다. 이 때문에 로마 제국, 비잔틴 제국, 오스만 제국, 이탈리아 등이 차례로 지배했고, 40년간의 공산 독재까지 겪었다.

알바니아 지도를 펼치면 수도 티라나는 중앙에 자리 잡고 있고, 북서쪽 해안에 두러스(Durrës) 같은 항구 도시, 남쪽 해안에 사란다(Sarandë) 같은 휴양지가 있다. 남부 내륙으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베라트(Berat)와 지로카스터르(Gjirokastër)가 있고, 북부에는 스쿠트라(Shkodër) 호수와 로자파 성이 유명하다. 이렇게 다양한 지형이 좁은 국토 안에 압축되어 있어, 차로 2~3시간이면 해변에서 산악 마을로 이동할 수 있다.

알바니아 지도와 주변국 위치, 발칸반도 내에서 알바니아가 차지하는 지리적 위치를 강조한 이미지

위 지도에서 알 수 있듯이 알바니아는 아드리아해와 이오니아해를 끼고 있어 해안선이 길고, 그리스 케르키라섬과 가까워 그리스 여행과 연계하기 좋다. 반면 북쪽으로는 몬테네그로의 코토르 만까지 한나절이면 이동할 수 있어, 발칸 남부 4개국(북마케도니아·알바니아·몬테네그로·코소보)을 묶은 패키지 여행도 인기다. 내 경우에는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서 버스로 2시간 30분 만에 몬테네그로 코토르에 도착했고, 다시 버스로 3시간 더 가니 알바니아 스쿠트라에 닿았다. 국경을 넘을 때마다 풍경이 확 바뀌는 게 발칸 여행의 큰 재미다.

수도 티라나, 알바니아의 현재를 담다

티라나는 알바니아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로, 인구 약 90만 명이 살고 있다. 1990년대 초 공산주의 체제가 붕괴한 이후 금융과 통신 산업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수도 중 하나다. 그러나 그 가난함이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온다. 시내 중심에는 스칸데르베그 광장(Skanderbeg Square)이 있고, 그 주변에 국립역사박물관, 에템베이 모스크(Et’hem Bey Mosque), 시계탑 등이 모여 있어 도보로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국립역사박물관 입구에는 알바니아 민중의 독립 투쟁을 그린 거대 모자이크가 있다. 5,000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로마 식민지 시절부터 오스만 투르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점령, 공산주의 시대까지의 아픈 역사가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을 나와 광장 중앙에 서면 알바니아의 국민 영웅 스칸데르베그의 동상이 보인다. 그는 15세기에 오스만 제국에 맞서 싸운 인물로, 우리나라의 이순신 장군과 같은 존재다.

티라나에서 꼭 가봐야 할 또 다른 장소는 다이티산 국립공원(Mali i Dajtit)이다. 시내에서 케이블카로 15분이면 정상에 도착해 알바니아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공원 안에는 하이킹 코스와 레스토랑이 있어 가벼운 트레킹을 즐기기에 좋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현지인들도 많이 와서 소풍을 즐기고 있었다. 이곳에서 바라본 티라나 시내는 붉은 지붕과 녹지가 조화를 이루며 생각보다 아름다웠다.

알바니아 주요 관광지, 지도로 코스 짜기

알바니아 여행 일정을 짤 때는 북부와 남부를 나누는 것이 좋다. 북부의 중심은 스쿠트라(Shkodër)로, 몬테네그로에서 넘어오는 관문 역할을 한다. 스쿠트라 호수는 발칸에서 가장 큰 호수 중 하나이고, 로자파 성(Rozafa Castle)에서는 호수와 강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에서 수도 티라나까지는 버스로 약 2시간 30분 거리다.

티라나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가장 먼저 만나는 도시가 베라트다. ‘천 개의 창문 도시’라는 별명처럼 언덕 위 성채 아래로 오스만 양식의 흰색 가옥들이 층층이 늘어서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좁은 골목길을 걸으며 시간을 보내면 마치 중세로 시간 여행을 온 기분이 든다. 베라트에서 더 남쪽으로 1시간 30분을 가면 지로카스터르(Gjirokastër)가 나온다. 이곳도 유네스코 도시로, 돌로 지은 성채와 석조 가옥이 인상적이다.

가장 남쪽에 있는 도시는 사란다(Sarandë)다. 알바니아 최고의 해변 휴양지로, 이오니아해의 투명한 바다가 펼쳐져 있다. 사란다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부트린트(Butrint) 국립공원이 있는데, 그리스·로마 시대의 고대 유적이 잘 보존되어 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또, ‘블루아이(Blue Eye)’라는 샘물은 수심 50m 이상인데도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맑아서 다이빙 명소로 유명하다.

도시주요 명소추천 체류 시간
스쿠트라로자파 성, 스쿠트라 호수1박
티라나스칸데르베그 광장, 국립역사박물관, 에템베이 모스크, 다이티산2박
베라트베라트 성, 오스만 가옥, 고르이차 지구1박
지로카스터르지로카스터르 성, 석조 가옥, 민속박물관1박
사란다블루아이 샘, 부트린트 유적, 사란다 해변2박

이 도시들을 모두 둘러보려면 최소 7~10일이 필요하다. 만약 시간이 부족하다면 티라나와 베라트, 사란다 세 곳만 집중하는 것도 방법이다. 내 경우에는 스쿠트라에서 하루, 티라나에서 이틀, 베라트에서 하루, 사란다에서 이틀을 보내며 알차게 여행했다. 국내 이동은 버스나 미니버스(Furgon)가 주를 이루는데, 미니버스는 만석이 되면 바로 출발하는 시스템이라 예약할 필요 없이 현장에서 타면 된다. 다만 짐이 많으면 추가 요금을 받는 경우가 있으니 현금을 준비하는 게 좋다.

알바니아 물가와 시간, 실속 여행을 위한 꿀팁

알바니아는 유럽에서 가장 물가가 저렴한 나라 중 하나다. 식사는 현지인 레스토랑에서 2인 기준 3~4만 원이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고, 숙소는 도미토리 기준 1만 5천~2만 원, 개인실도 5만 원 안팎으로 잡으면 된다. 하지만 관광지인 사란다나 크루야(Krujë) 같은 곳은 가격이 조금 오르니 참고하자. 마트에서 공산품은 한국과 비슷하지만, 과일과 채소는 확실히 싸다. 나는 여행 내내 시장에서 포도와 복숭아를 사서 먹었는데, 당도가 높고 신선해서 만족스러웠다.

시차는 한국이 7~8시간 빠르다. 서머타임이 적용되는 3월 말부터 10월 말까지는 7시간 차이, 그 외에는 8시간 차이다. 오후 2시에 도착했다면 한국은 밤 9시인 셈이다. 이 시차를 이용하면 일정을 알차게 짤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오전 비행기를 타면 현지 시간 오후에 도착하니, 당일 저녁부터 도시를 돌아보기 좋다. 반대로 귀국할 때는 밤 비행기를 타면 시차 적응에 유리하다.

알바니아 여행, 지도와 함께 떠나는 이유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한국어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구글 지도와 영문 블로그를 참고해 직접 루트를 설계해야 했다. 하지만 막상 가보니 그 불편함이 오히려 나만의 여행을 만드는 재료가 됐다. 국경을 넘어 알바니아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 예상보다 훨씬 친절한 사람들과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깊은 역사에 감동했다.

알바니아 지도를 보며 여행 코스를 짜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북부에서 남부까지 국도가 잘 연결되어 있고, 대중교통도 자주 다닌다. 특히 두브로브니크에서 시작해 몬테네그로 코토르, 부드바, 알바니아 스쿠트라, 티라나, 베라트, 사란다로 이어지는 루트는 배낭여행자에게 단연 인기 코스다. 한 국가씩 넘어갈 때마다 언어와 화폐, 음식이 달라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알바니아’라는 낯선 땅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면, 지금 바로 지도를 펼쳐보길 권한다. 발칸반도 남쪽 끝자락에 자리한 이 작은 나라는 가난하지만 당당하고, 어렵지만 따뜻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 대중에게 덜 알려진 덕분에 진정한 ‘힐링’을 원하는 여행자에게 딱 맞는 곳이다. 나는 다시 떠날 기회가 생긴다면 사라예보에서 시작해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를 거쳐 알바니아 남부까지 종단하는 긴 여행을 계획할 것이다. 지도 속 작은 점 하나가 인생 여행지가 될 수 있다는 걸, 알바니아가 증명해준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