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영화 <라디오스타>는 한물간 가수 최곤과 그의 매니저 박민수의 우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영화의 배경이 된 강원도 영월은 주인공들의 삶이 녹아든 공간으로, 지금도 많은 팬들이 찾는 추억의 장소입니다. 20년이 지난 2026년, 직접 발로 뛰며 영화 속 현장을 찾아보았습니다. 변화한 풍경 속에서도 여전히 남아있는 감성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이 글에서 그 여정을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목차
영화 속 주요 장소 한눈에 보기
촬영지를 찾기 전, 영화에 등장하는 핵심 장소와 현재 상태를 정리해보았습니다.
| 장소 | 영화 속 역할 | 현재 상태 |
|---|---|---|
| 청록다방 | 최곤이 라디오 청취자와 만나는 장소 | 외관은 리모델링, 간판은 최신식으로 변경 |
| 곰세탁소 | 외상 달아둔 사연이 나오는 세탁소 | 간판 그대로 유지, 여전히 영업 중 |
| 맞은편 철물점 | 세탁소 주인과 친한 철물점 | 현재도 운영 중 |
| 동강순대국 | 최곤이 전단지를 붙이다 노브레인을 만난 식당 | 도로개발로 철거, 흔적이 사라짐 |
| 철길건널목 | 매니저가 이스트리버를 조우한 장면 | 현재도 건널목 존재, 실제 거리는 영화와 다름 |
| 동강 둔치 | 밤하늘 별을 보며 대화하는 명장면 | 접근 가능, 다만 산 능선이 영화와 차이 |
20년의 시간을 견딘 청록다방과 골목
영화에서 최곤과 박민수가 자주 들렀던 청록다방. 푸른다방이 사라진 후 영월의 대표적인 다방으로 남아있습니다. 직접 찾아가보니 외벽은 그대로인데 간판만 최신 감성으로 바뀌었더군요. 아쉽지만 오래된 정취는 여전히 느껴졌습니다. 예전에 출연한 여사장님이 아직 계실까 궁금했지만 저는 커피를 못 마시는 체질이라 들어가보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나중에 좀 더 유명해지면 그때 인터뷰를 해볼 생각입니다. 다방에서 조금 올라가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거기서 왼쪽으로 가면 바로 곰세탁소와 철물점이 나옵니다. 영화 속에서는 멀어 보였지만 실제로는 아주 가까워서 외상 달아둔 사연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곰세탁소 간판은 무려 20년 동안 그대로라 신기했고, 맞은편 철물점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두 가게 주인 사이에 실제로도 친분이 있을지 궁금해지더군요.

동강순대국과 철길, 사라진 흔적의 의미
가장 찾기 어려웠던 곳은 동강순대국이었습니다. 영화에서 최곤이 라디오 홍보 전단지를 붙이다 노브레인과 만나는 장면이 이곳인데, 현재 부지는 도로 개발로 완전히 철거되었습니다. 뒤에 보이는 세경대학 표지판 덕분에 대략적인 위치를 추정할 수 있었지만, 현수막이 걸려 있던 자리에 동강순대국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지금은 그 자리에 할머니식당이라는 간판이 보일 뿐입니다. 한때 영화 속에서 조명 때문에 세트처럼 보였던 곳이 실제 존재했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철길건널목도 찾아보았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모텔에서 방송국으로 가는 길에 나오지만 실제 거리는 상당히 떨어져 있어 현실적으로는 말이 안 되는 배치였습니다. 그래도 영화의 클래식한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충분했어요.
동강 둔치의 밤하늘과 별마로 천문대의 추억
영화의 백미는 단연 동강 둔치에서 별을 보며 나누는 대화입니다. “형, 천문대에서 별 볼 때 형이 그랬지? 자기 혼자 빛나는 별 없다고. 와서 좀 비춰주라.” 이 명대사가 떠오르는 장소였습니다. 최대한 영화 장면과 비슷하게 찍으려고 노력했지만 멀리 보이는 산 능선이 맞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영화 촬영 당시에는 미세먼지나 황사 영향으로 능선이 다르게 보였던 모양입니다. 어쨌든 직접 서서 바라보니 영화 속 감정이 생생하게 재현되었습니다. 별마로 천문대는 아쉽게도 이번 여행에서 못 갔습니다. 그래도 게스트하우스에서 간신히 삼각대 없이 소주병 받침대로 밤하늘을 촬영했습니다. 사진 가운데 안드로메다 은하가 희미하게 잡혔는데, 그 순간 영화 속 최곤과 박민수의 교감이 떠올라 가슴이 찡했습니다.
영월역 구석구석과 게스트하우스의 고양이
영월역은 한옥풍으로 지어진 독특한 역사입니다. 1955년 처음 지어졌을 때부터 이 모습이었다고 하니 리모델링이 아닌 원조라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승강장 끝 선로와 주차장이 맞붙어 있어 난간이 허리춤 높이밖에 안 되는데, 사진 찍기 좋지만 안전 문제가 좀 걱정되었습니다. 하루를 마무리한 게스트하우스 ‘영 하우스’는 설 연휴 덕분에 1인실이 통째로 주어졌습니다. 보일러가 미리 틀어져 있어 따뜻했고, 공용주방도 저 혼자 썼습니다. 피자를 시켜먹는데 창밖에서 길고양이가 애옹거리며 다가오더군요. 사료도 있어서 주인이 키우는 줄 알았는데 경계를 풀지 않았습니다. 피자 크러스트를 줬다가 겨우 한 번 앵기고 말았습니다. 아침에는 같은 고양이가 햇살 아래 앉아 있었지만 역시 거리를 유지했어요. 이래서 저는 개를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여행을 마치며, 또 다른 시작
평소 같으면 이쯤에서 여행을 끝냈겠지만, 저는 ‘지나간 시간의 조각들’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 다른 촬영지로 향해야 했습니다. 이 작업을 하면서 느끼는 건 ‘할 게 못 된다’와 ‘이건 아무나 못 한다’는 생각이 계속 충돌한다는 점입니다. 결론은 ‘아무나 못 하니까 할 게 못 된다’였지만 그래도 시작했으니 끝은 봐야겠죠. 이번 여행을 통해 20년 전 영화의 온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월은 여전히 시골의 정취가 살아있고, 사람이 빚어낸 이야기가 숨쉬는 곳이었습니다. 혹시라도 <라디오스타> 팬이라면, 꼭 한 번쯤 이곳을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별빛 아래에서 당신만의 비와 당신이 흘러나올지도 모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영화 라디오스타의 주요 촬영지는 어디인가요?
강원도 영월군 일대가 배경입니다. 청록다방, 곰세탁소, 동강순대국, 철길건널목, 동강 둔치, 영월역 등이 주요 장소입니다. 현재 동강순대국은 철거되었고, 청록다방은 외관이 일부 바뀌었지만 나머지는 대부분 보존되어 있습니다.
청록다방은 아직도 운영 중인가요?
네, 영업 중입니다. 다만 간판이 최신 감성으로 바뀌었고 외관 리모델링이 있었지만 건물 자체는 그대로입니다. 예전에 출연했던 여사장님이 아직 계실지는 직접 가보셔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강순대국은 왜 사라졌나요?
도로 개발 계획에 포함되어 철거되었습니다. 현재는 그 자리에 할머니식당이라는 다른 가게가 들어서 있어 영화 속 모습을 찾을 수 없습니다. 뒤에 보였던 세경대학 표지판 등을 참고하면 대략 위치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별마로 천문대는 영화에 나오나요?
영화에서 최곤과 박민수가 천문대에 가는 장면이 언급되지만 실제 촬영지는 별마로 천문대가 아니라 동강 둔치입니다. 천문대는 영월에 실제로 있고, 밤하늘을 보기 좋은 명소지만 영화 속 명대사는 둔치에서 나옵니다.
라디오스타 박물관이 따로 있나요?
영월에 ‘라디오스타 박물관’이 별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영화 관련 전시와 체험이 가능하므로 영화 팬이라면 방문을 추천합니다. 다만 이번 여행에서는 시간이 맞지 않아 들르지 못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