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메보시 만들기 집에서 도전

매실로 만드는 일본식 절임 ‘우메보시’는 소금에 절여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저장식품이에요. 새콤짭짤한 맛이 주먹밥, 오차즈케는 물론 하이볼까지 활용도가 높아 요즘 다시 주목받고 있죠. 직접 담그면 시중 제품보다 저염으로 만들 수 있고, 10년 넘게 두고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오늘은 옥상 텃밭에서 기른 차즈기(자소엽)를 활용해 우메보시를 만든 경험을 바탕으로, 재료 준비부터 숙성까지 차근차근 알려드릴게요.

우메보시가 뭘까? 일본 가정식 매실절임의 정체

우메보시는 일본 와카야마현에서 유래한 전통 소금절임 매실이에요. 우리나라 매실장아찌는 대부분 설탕을 넣어 달콤하게 만들지만, 우메보시는 소금을 주재료로 해서 짭조름하고 새콤한 맛이 특징이죠. 참고로 일본에서는 예로부터 여행길이나 군대에서 휴대용 구급약처럼 썼다고 해요. 소화불량, 숙취 해소, 피로 회복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어서 집집마다 한 통씩 비치해 두는 필수템이에요.

저도 처음에는 시중에서 산 우메보시를 맛보고 ‘이런 맛이?’ 하고 당황했지만, 한 번 먹기 시작하면 중독성이 있어서 직접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어요. 특히 2년 전 경주의 한 펜션에서 얻은 매실로 처음 만들었을 때는 자소엽(차즈기)을 구하느라 애를 먹었는데, 그때 옥상 텃밭에 차즈기 씨앗을 뿌려 두었더니 지금은 해마다 풍성하게 수확하고 있답니다.

준비 재료와 비율: 매실과 소금의 황금비

우메보시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매실과 소금의 비율이에요. 전통 방식은 매실 무게의 20%에 해당하는 소금을 사용하지만, 짠맛이 너무 강해서 요즘은 8~12%로 낮춰 만드는 추세예요. 저는 개인적으로 8%를 선호하는데, 여기에 설탕을 같은 비율(8%)로 추가하면 짜지 않으면서 감칠맛이 살아나요.

재료분량 (매실 1kg 기준)비고
황매실 또는 홍매실1kg단단하면서 노랗게 익은 것, 흠집 없는 것
소금 (꽃소금/천일염)80~120g8~12% 염도에 맞춤
설탕 (백설탕)80~100g8~10%로 가감 (선택사항)
자소엽(차즈기)약 85~100g연한 잎, 깨끗이 씻어 준비

올해는 지인에게서 삼랑진에서 재배한 황매실을 3.5kg 얻었어요. 과육이 단단하고 노란 빛깔이 정말 예뻤죠. 받자마자 상처 난 매실은 골라내고 꼭지는 칼로 떼어낸 뒤 베이킹소다와 식초를 넣은 물에 살짝 문질러 씻었어요. 물기가 남으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니 키친타월로 꼼꼼히 닦아주는 게 포인트예요.

매실 세척과 관련해 더 자세한 팁이 궁금하다면 아래를 확인해 보세요.

백매초 만들기: 첫 번째 숙성의 시작

우메보시의 첫 단계는 ‘백매초’를 만드는 거예요. 매실에 소금과 설탕을 넣어 숙성시키면 매실에서 수분이 빠져나오면서 맑은 액체가 생기는데, 이게 바로 백매초예요.

깨끗이 소독한 용기에 매실→소금+설탕 혼합물→매실 순으로 켜켜이 쌓고, 맨 위에 위생 비닐을 덮어 누름돌(또는 무거운 접시)로 눌러주세요. 누름돌 무게는 매실 무게의 10% 정도가 적당해요. 너무 무거우면 매실이 으깨지니까 주의하세요.

저는 3.5kg 매실에 소금 280g, 설탕 280g을 준비했어요. 김장용 비닐에 매실과 섞어 넣고 공기를 빼고 묶은 뒤, 큰 볼에 담아 누름돌을 올렸답니다. 3~4일이 지나면 소금과 설탕이 녹고 매실즙이 올라오는데, 매일 한 번씩 비닐을 위아래로 뒤집어 골고루 절여지도록 해줘야 해요.

이 상태로 장마가 끝날 때까지(보통 6월 중순~7월 말) 약 한 달 정도 실온에서 숙성시킵니다. 이때 매실이 물 위로 뜨지 않게 누르고,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해요. 8월 초가 되면 매실이 촉촉하면서도 탱글한 느낌으로 변해 있어요.

매실초의 활용: 버리지 말고 요리에 써보세요

숙성 과정에서 생긴 매실초(백매초 액)는 그냥 버리기 아까워요. 새콤달콤한 맛이 나서 샐러드 드레싱이나 찍어 먹는 소스로 활용할 수 있어요. 저는 매실초에 올리고당과 다진 마늘을 조금 넣어 돼지고기 요리에 곁들이곤 한답니다.

차즈기(자소엽) 넣어 붉은색 물들이기

우메보시의 상징인 선명한 붉은색은 자소엽(차즈기)에서 우러나요. 자소엽에 들어 있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매실의 산과 반응해 붉은 빛을 내는 원리예요. 또한 자소엽은 항균, 살균 효과가 뛰어나 우메보시가 오래 상하지 않도록 도와줘요.

저는 옥상 텃밭에서 직접 키운 차즈기를 사용했어요. 깨끗하게 씻은 후 물기를 털고, 소금 1~2큰술을 뿌려 살살 버무려 주세요. 너무 세게 주무르면 잎이 으스러져 나중에 식감이 안 좋아지거든요. ‘너튜브’에서 어떤 분이 살살 버무려도 잘 절여진다고 해서 그대로 따라 했는데 효과 만점이었어요.

잠시 절인 뒤 찬물에 재빨리 헹궈 물기를 꼭 짜고, 백매초에 넣어주면 돼요. 차즈기에서 보랏빛 물이 나오면서 매실이 서서히 붉게 물들어 갑니다. 3~4일 후면 사진처럼 아름다운 빨간색 절임이 완성돼요.

빨갛게 물든 우메보시 매실과 차즈기 잎이 함께 담긴 유리병 모습

자소엽의 효능에 대한 연구 자료도 있어요. 국립농업과학원에 따르면 자소엽은 소화 촉진과 항산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건조와 재절임 반복: 쫄깃함을 만드는 마무리 작업

이제 가장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단계예요. 4~5일간 차즈기와 함께 절인 매실을 건져서 햇볕에 말려주고, 다시 매실초에 담갔다가 말리기를 4~5회 반복해야 해요. 이 과정을 통해 매실이 쪼글쪼글해지면서 속까지 붉게 물들고 쫄깃한 식감이 생겨요.

저는 올해 처음 시도할 때는 4번 반복했는데, 3번째부터는 매실이 꾸덕꾸덕해지는 게 눈에 보였어요. 중간에 비가 오면 실내에서 선풍기나 식품건조기(35℃ 이하)를 이용해 말려도 괜찮아요. 다만 직사광선보다는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말리는 게 색을 고르게 유지하는 비결이에요.

일본식 정통 레시피에서는 이 작업을 일주일 정도 매일 반복한다고 해요. 아침에 꺼내서 저녁에 다시 담그고, 담근 다음 날 또 꺼내 말리고… 꽤 번거롭지만 맛을 생각하면 참을 만해요. 완성된 우메보시는 실온에 두어도 1년 넘게 보관 가능하고, 매실초에 잠기면 10년도 거뜬하다고 하더라고요.

만약 시간이 부족하다면 식품건조기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아래 블로그에서 건조기 활용법을 자세히 볼 수 있어요.

우메보시 완성품 보관과 활용법

마지막으로 말린 우메보시를 다시 한 번 매실초에 살짝 적셔서 깨끗한 유리병에 담아주세요. 밀봉하여 냉장 또는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 됩니다. 저는 2년 전에 만든 우메보시가 아직도 김치냉장고에서 싱싱하게 있는데, 매년 새로 만든 것과 섞어 먹고 있어요.

활용도는 정말 다양해요. 가장 기본은 주먹밥 속에 넣는 거예요. 씨를 빼고 잘게 다져 밥에 섞으면 새콤짭짤한 맛이 밥을 한 그릇 뚝딱 먹게 해줘요. 오차즈케(녹차 말이밥)에 한 알 올리면 고급 일식집 느낌이 나고, 하이볼이나 소주에 넣어 우메슈(매실주)로 즐겨도 좋아요. 숙취 해소에 효과적이라고 해서 저도 다음 날 속이 거북할 때 한 알씩 먹곤 해요.

우메보시의 건강 기능성에 대한 해외 연구도 참고해 보세요.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NCBI)에서는 매실의 폴리페놀이 항산화와 항염증에 도움을 준다고 발표했어요.

나만의 우메보시 만들기, 도전해볼까?

우메보시 만들기는 6월 매실 수확철에 시작해 8월까지 이어지는 긴 과정이에요. 하지만 직접 담그면 시중에서 파는 제품보다 훨씬 저염으로 조절할 수 있고, 차즈기 향이 살아있는 건강한 절임을 얻을 수 있어요. 처음에는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1년 동안 두고두고 꺼내 먹을 생각을 하면 그 수고가 아깝지 않답니다.

지금이 6월 말, 딱 매실이 한창일 때예요. 저는 올해도 지인에게 받은 황매실로 새 우메보시를 담글 계획이에요. 특히 차즈기가 옥상 텃밭에서 잘 자라서 올해는 좀 더 넉넉하게 넣어볼 생각이에요. 여러분도 올여름 매실이 있다면 꼭 한 번 도전해 보세요. 꼬들꼬들하면서도 새콤한 그 맛에 반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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