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 팔지 않은 부동산·주식의 평가 차익, 즉 미실현 이익에도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자산 가격이 오르는 것 자체도 경제적 이익이므로 소득으로 봐야 한다는 논리인데요. 이 글에서는 현행 세제의 한계, 소득적 포괄주의 개념, 주요 쟁점과 대안, 앞으로의 전망까지 한눈에 정리해 드릴게요.
목차
핵심 요약 한눈에 보기
| 구분 | 현행 실현주의 과세 | 제안 소득적 포괄주의 |
|---|---|---|
| 과세 시점 | 자산을 실제로 팔았을 때 | 자산 가치가 오르면 그때 |
| 과세 대상 | 실현된 이익만 | 미실현 이익도 포함 |
| 장점 | 납세자의 현금 흐름 부담 적음 | 자산 불평등 해소, 조세 형평성 |
| 단점 | 동결 효과, 고액 자산가 유리 | 시장 충격, 평가 어려움, 유동성 문제 |
지금은 팔아야 세금 내는 시대
현재 우리나라 소득세법은 부동산이나 주식을 매각해 실제 수익이 발생한 시점에만 세금을 부과하는 실현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5억 원에 산 아파트가 8억 원으로 올랐더라도 팔지 않는 한 양도소득세는 0원입니다. 이런 구조가 오랫동안 유지되면서 자산을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세금 부담을 늦출 수 있는 이점을 누려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가격 급등과 주식시장 호황으로 자산 격차가 확대되면서 현행 체계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근로소득은 매달 원천징수로 세금을 내는 반면, 자산 가치 상승분은 팔기 전까지 과세되지 않으니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는 지적이죠. 특히 고가 주택이나 대규모 주식 보유자들은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자산을 장기 보유하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동결 효과(Lock-in Effect)라고 부릅니다.
동결 효과는 자본이 효율적인 투자처로 이동하는 것을 막고 시장 전체의 자원 배분을 왜곡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금 때문에 주식을 팔지 못해 더 좋은 투자 기회를 놓치거나, 부동을 매도하지 않아 신규 주택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과 학계에서 미실현 이익 과세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실제 2026년 6월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산소득 과세 공백과 소득세 포괄주의 전환 모색 토론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참여연대,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이 참여해 자산소득 과세 체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미실현 이익을 소득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소득적 포괄주의란 무엇일까
토론회의 핵심 키워드는 소득적 포괄주의입니다. 이 개념은 경제적 가치가 증가했다면 실제 매각 여부와 관계없이 그 증가분을 소득으로 간주하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0억 원짜리 부동산이 15억 원으로 올랐다면, 아직 팔지 않았더라도 5억 원의 경제적 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과세 대상에 포함시키는 거죠.
이러한 접근은 이미 일부 국가에서 부분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특정 조건에서 미실현 이익에 대해 최소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고,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은 순자산세 형태로 자산 가치 증가분을 과세 베이스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처럼 부동산과 주식에 대한 미실현 이익 과세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사례는 아직 드뭅니다.
소득적 포괄주의가 도입되면 근로소득과 자본소득 간 과세 형평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자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세금 환급이나 손실 처리 문제, 비상장주식이나 부동산처럼 객관적인 시세 평가가 어려운 자산에 대한 적용 등 현실적인 난관도 많습니다.

동결 효과가 불러온 변화의 필요성
참고자료에서 소개된 나라살림연구소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현행 실현주의 과세 방식이 동결 효과를 유발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투자자들이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자산을 계속 보유하려는 경향이 생기면 자본의 효율적인 이동이 저해되고 시장의 자원 배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고액 자산가일수록 과세 시점을 늦출 수 있어 조세 형평성 문제가 더욱 두드러집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토론회에서는 다양한 보완책이 제시되었습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미실현 이익을 소득으로 인정하되, 실제 세금 납부는 자산 매각 시점까지 연기하는 유예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납세자가 현금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유예 기간 동안 일정 수준의 이자를 부과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부동산이나 비상장주식처럼 객관적인 시장 가격 산정이 어려운 자산은 기존 실현주의 과세를 유지하거나, 일정 규모 이상의 고액 자산가에게만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됐습니다. 즉 모든 국민에게 일괄 적용하기보다는 단계적이고 선택적인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금융투자소득세 부활 논의와 고소층 과세
이번 토론회에서는 미실현 이익 과세 외에도 금융투자소득세 재도입과 고소득 자본소득자에 대한 과세 강화가 함께 논의됐습니다. 한국노총 측은 금융투자소득세 부활과 함께 고소득층에 집중된 비과세·감면 제도를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또한 초고소득자의 실효세율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소득세 구간을 신설하는 방안도 제안됐습니다.
이는 근로소득보다 자본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로 과세되는 현실을 개선하자는 취지입니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상위 10% 고소득자의 자본소득 비중이 하위 계층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나며, 자산 불평등이 소득 불평등보다 더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다만 투자 활성화 위축과 자본 유출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자본 이동이 자유로운 상황에서 한국만 과세를 강화하면 해외로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따라서 향후 사회적 논의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회계사의 눈으로 본 미실현 이익
흥미롭게도 미실현 이익 처리는 투자자의 세금 문제뿐 아니라 기업 회계에서도 오래된 논쟁거리입니다. 예를 들어 지분법을 적용하는 관계기업 투자에서 내부거래로 인한 미실현 이익을 어떻게 제거할지가 실무적으로 까다로운 주제인데요.
관계기업이 지속적으로 손실을 내서 투자 장부가액이 0이 된 상황에서도 내부거래는 계속될 수 있습니다. 이때 내부미실현이익 제거를 반영할 계정이 없어져 회계사들 사이에서 골치 아픈 문제가 됩니다. 실제로 K-IFRS 1028 기준서는 이런 경우에 대해 명확한 지침을 제공하지 않아 실무에서는 별도 추적 관리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미실현 이익은 세법과 회계 기준 모두에서 앞으로 더 정교한 논의가 필요한 분야입니다.
앞으로의 변화와 투자자가 준비할 점
아직 미실현 이익 과세가 정책으로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자산소득 과세 확대와 조세 형평성 강화에 대한 논의가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향후 정부와 국회가 어떤 방향으로 세제 개편을 추진할지에 따라 투자자와 부동산 보유자들의 관심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금융투자소득세 재도입, 부동산 세제 개편, 자산소득 과세 강화 등이 향후 주요 정책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므로 관련 논의를 지속적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어디까지 소득으로 볼 것인지, 과세 형평성과 경제 활성화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요약과 앞으로의 관점
현행 세제는 자산을 팔아야 세금을 내는 실현주의를 따르지만, 자산 불평등과 동결 효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실현 이익도 소득으로 보는 소득적 포괄주의 도입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유예 방식이나 고액 자산가 한정 적용 등 현실적인 대안이 함께 제시되었으며, 금융투자소득세 부활과 고소득층 과세 강화도 패키지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세금의 공정성과 시장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자본소득에 대한 합리적인 과세 체계가 마련된다면, 근로소득자와 자산가 사이의 형평성이 개선되고 경제 전체의 효율성도 높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투자자라면 지금부터 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포트폴리오와 자금 계획을 재검토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