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토마스 투헬 감독이 발표한 잉글랜드 최종 26인 명단은 해리 매과이어, 콜 파머, 필 포든 등이 제외되면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수치를 들여다보면 투헬의 선택이 충분히 납득된다. 그는 단순한 이름값보다 현재 폼과 전술적 균형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이번 글에서는 통계를 바탕으로 26인 명단의 이유를 분석해본다.
| 포지션 | 대표 선수 | 주요 기록 |
|---|---|---|
| 골키퍼 | 조던 픽포드 | xGOT 대비 +3.9 |
| 수비수 | 리스 제임스 | 17경기 2골 4도움 |
| 미드필더 | 데클란 라이스 | 17개 빅찬스 창출 |
| 공격수 | 해리 케인 | 시즌 58골 |
위 표에서 보듯, 각 포지션마다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한 선수들이 포함되었다. 특히 골키퍼와 수비진의 안정감, 미드필더의 창의성, 공격진의 폭발력이 두드러진다. 투헬 감독은 지난 1월 부임 후 월드컵 예선을 모두 승리로 이끌며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그는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 1-3 패배를 겪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골키퍼와 수비진 기록으로 본 신뢰

골키퍼로는 조던 픽포드, 딘 헨더슨, 제임스 트래포드가 선발됐다. 픽포드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xGOT(유효슈팅 기대 실점값) 대비 +3.9를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선방을 보여줬다. 이는 리그에서 단 3명만이 넘는 수치다. 헨더슨은 프리미어리그 101세이브로 리그 5위에 올랐고, 트래포드는 맨체스터 시티에서 16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xGOT 대비 5골 이상을 추가로 막아내며 잠재력을 증명했다. 지난 시즌 리그 경기를 직접 보면서 픽포드의 안정감이 가장 인상 깊었다. 특히 큰 경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 월드컵에서도 큰 힘이 될 것이다.
수비진에서는 리스 제임스의 공격 기여도가 눈에 띈다. 그는 리그 17경기에서 2골 4도움을 기록했는데, 이는 이전 3시즌 45경기에서 기록한 수치와 동일하다. 존 스톤스는 월드컵 역사에서 패스 성공률 95%를 자랑하며 1966년 이후 500회 이상 패스 시도한 선수 중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에즈리 콘사는 일본전 패배 전까지 대표팀 11경기 연속 승리를 경험했고, 마크 게히는 최근 첼시전에서 102개 패스 중 101개 성공, 전진 패스 23회 등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댄 번은 의외로 패스 능력에서 강점을 드러냈다. 최근 5번의 월드컵 예선 사이클 기준, 경기당 평균 패스 성공 116회는 2014 예선의 사비(125회)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제가 개인적으로 댄 번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그의 패스 능력이 이렇게 뛰어난 줄 몰랐다. 투헬 감독이 높이와 패스를 모두 겸비한 수비수를 선호한다는 점이 드러난 대목이다.
티노 리브라멘토와 자렐 콴사는 부상이나 출전 시간 부족 속에서도 기록으로 자신을 증명했다. 리브라멘토는 뉴캐슬에서 90분당 볼 소유권 회복 5.4회로 팀 내 3위, 콴사는 레버쿠젠에서 인터셉트 27회로 팀 내 2위(안드리히보다 5경기 적게 출전)를 기록했다. 니코 오라일리는 레프트백 역할을 맡으면서도 리그 5골 3도움을 기록했고, 제드 스펜스는 토트넘의 리그 9승 중 8경기에 출전하며 승리 기여도가 높았다.
중원 창의성과 압박
잉글랜드 중원의 중심은 데클란 라이스다. 그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무려 17개의 빅 찬스를 만들어내며 모든 잉글랜드 선수 중 가장 많은 결정적 기회를 창출했다. 엘리엇 앤더슨의 활동량도 압도적이다.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볼 소유권을 302회 기록했는데, 유럽 5대 리그 전체에서 200회를 넘긴 선수는 없었다. 2위가 195회였으니 독보적인 수치다. 코비 마이누는 마이클 캐릭 체제에서 중심 역할을 맡으며 맨유의 반등에 기여했다. 리그 27경기 중 18승을 경험, 이는 카세미루와 루크 쇼 다음으로 높은 승률이다.
주드 벨링엄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미드필더다. 2024-25 시즌 이후 라리가에서 그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미드필더는 단 3명뿐이며, 벨링엄은 58경기에서 14골을 기록했다. 에베레치 에제는 조커 역할에서 기대를 모은다. 그는 지난해 11월 잉글랜드 역사상 두 번째로 교체 출전 후 대표팀 첫 3골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첫 사례는 2015년 해리 케인이었다. 모건 로저스는 유로파리그 우승과 함께 대회 MVP를 차지했고,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 5도움으로 부카요 사카와 함께 잉글랜드 선수 단일 시즌 최다 도움 타이를 세웠다.
조던 헨더슨은 경험뿐 아니라 기록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줬다. 브렌트포드에서 프리미어리그 500분 이상 출전 기준 경기당 평균 패스 수 54.3회로 팀 내 1위, 90분당 도움 0.15로 팀 내 3위를 기록했다. 여전히 빌드업과 경기 조율에서 강점을 가진다는 의미다. 투헬 감독이 베테랑의 리더십을 높이 샀음이 드러난다.
공격진 폭발력
공격진에서는 여전히 해리 케인이 중심이다. FIFA 클럽 월드컵을 제외하고 이번 시즌 공식전 58골을 기록, 이는 유럽 5대 리그 어떤 선수보다도 최소 17골 이상 많은 수치다. 부카요 사카는 24세 255일의 나이에 프리미어리그 통산 50골 50도움을 동시에 달성한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선수가 됐다. 이 기록에서 그보다 어린 선수는 웨인 루니뿐이었다. 마커스 래시포드는 바르셀로나 임대 시즌 동안 14골 11도움을 기록했다. 모건 로저스와 동일한 공격 포인트지만 경기 수는 7경기 더 적었다.
앤서니 고든은 챔피언스리그 단일 시즌 10골을 기록하며 해리 케인(11골)에 이어 두 번째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잉글랜드 선수가 됐다. 노니 마두에케는 올 시즌 아스날에서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첼시 시절 기록은 인상적이었다. 프리미어리그 90분당 드리블 돌파 이후 슈팅 수 1위, 상대 박스 안 터치 2위, 슈팅 횟수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올리 왓킨스는 2020년 아스톤 빌라 데뷔 이후 공식전 100골을 돌파했다. 동일 기간 100골 이상을 기록한 프리미어리그 선수는 모하메드 살라(159골)와 엘링 홀란드(157골)뿐이었다. 아이반 토니는 사우디 알 아흘리에서 37경기 42골 11도움을 기록하며 투헬의 신뢰를 얻었다. 특히 페널티킥에 강한 점이 월드컵에서 큰 무기가 될 것이다.
세트피스 전략 아스널의 힘
투헬 감독이 세트피스에 집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아스널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코너킥으로 19골을 넣으며 세트피스 달인으로 자리잡았다. 잉글랜드 대표팀에는 아스널 출신 선수들이 많다. 데클란 라이스는 유럽에서 가장 뛰어난 코너킥 능력을 자랑하며 전담 키커로 활약할 예정이다. 리스 제임스도 첼시 시절 투헬의 지도를 받은 경험이 있어 세트피스에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부카요 사카의 세트피스 능력도 뛰어나지만, 건염 부상으로 출전 시간 관리가 필요하다.
잉글랜드의 신체적 구성도 세트피스 공격력을 강화한다.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10명의 필드 플레이어 중 183cm 미만은 제임스와 앤더슨 두 명뿐이다. 투헬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모든 상황에 대비한 전문가들을 보유하고 있다. 항상 세트피스에 강한 팀이 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최근 뉴질랜드와의 경기에서는 아웃스윙 코너킥을 활용해 존 스톤스와 댄 번이 헤딩슛 기회를 만들었다. 또한 맨유가 사용했던 숏코너 루틴을 차용해 빈 공간에서 슈팅 기회를 창출하기도 했다. 세트피스는 토너먼트에서 승부를 가르는 핵심 요소다. 투헬이 이 부분을 철저히 준비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명단 논란과 투헬의 메시지
이번 명단에서 가장 큰 이변은 해리 매과이어, 필 포든, 콜 파머,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제외다. 매과이어는 18개월 만에 돌아왔지만 최종 명단에서는 빠졌다. 포든과 파머는 소속팀에서 부진과 부상으로 인해 설 자리를 잃었다. 알렉산더-아놀드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출전 시간이 불분명했고, 수비적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신 리스 제임스, 티노 리브라멘토, 에즈리 콘사 등 수비력이 뛰어난 풀백들이 선발됐다. 투헬은 “이름값보다 현재 폼과 전술적 균형을 중요하게 봤다”고 밝혔다.
| 제외된 주요 선수 | 이유 |
|---|---|
| 해리 매과이어 | 소속팀에서 출전 시간 부족, 폼 저하 |
| 필 포든 | 시즌 내내 부진, 결정력 하락 |
| 콜 파머 | 부상 여파, 경기 출전 부족 |
|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 레알 마드리드에서 불안한 수비, 출전 시간 불균일 |
| 루크 쇼 | 잦은 부상, 경기 감각 부족 |
반면 의외의 발탁으로는 제이슨 스틸(브라이튼)과 제임스 가너(에버턴)가 있다. 스틸은 프리미어리그 출전 기록이 거의 없지만, 투헬이 골키퍼진의 깊이를 테스트하기 위해 호출했다. 가너는 생애 첫 시니어 대표팀 콜업의 영광을 안았다. 이들의 발탁은 경쟁을 통한 팀의 깊이 강화를 위한 실험으로 보인다. 투헬은 예비명단 35인에서 9명을 걸러내는 잔혹한 서바이벌을 예고했다. 이번 캠프는 월드컵행 티켓을 위한 최종 오디션인 셈이다.
수치가 말하는 잉글랜드의 가능성
이번 잉글랜드 대표팀은 단순한 유명세만으로 구성된 팀이 아니다. 골키퍼들의 선방 능력, 수비진의 안정감, 미드필더들의 압박과 창의성, 공격진의 폭발적인 득점력이 통계로 증명되고 있다. 특히 세대교체와 경험이 절묘하게 섞여 있다. 해리 케인과 조던 헨더슨 같은 베테랑이 중심을 잡고, 코비 마이누, 모건 로저스, 니코 오라일리 같은 젊은 선수들이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물론 매과이어, 포든, 파머 같은 이름이 빠진 결정은 논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투헬 감독은 단순한 스타 파워보다 현재 폼과 전술적 균형을 더 중요하게 봤다. 적어도 숫자만 놓고 본다면, 이번에 선택된 26명은 모두 월드컵 무대에 설 자격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되는 선수는 데클란 라이스다. 그의 세트피스 능력과 중원 장악력이 월드컵에서 빛을 발할 것이다. 잉글랜드가 1966년 이후 60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을지, 투헬의 선택이 정답이었는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