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사순절 의미와 실천 방향

해마다 2월 말에서 3월 초쯤 되면 기독교에서 가장 의미 깊은 절기 중 하나인 사순절이 시작됩니다. 2026년 사순절은 2월 18일 재의 수요일부터 시작되어 4월 5일 부활절을 맞이하는 40일간의 여정입니다. 이 기간은 단순히 예수를 기억하는 시간을 넘어서, 우리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신앙을 새롭게 다지는 소중한 준비의 시간이에요.

구분날짜/내용
사순절 시작2026년 2월 18일 (재의 수요일)
사순절 기간2026년 2월 18일 ~ 4월 4일 (40일간)
성주간2026년 3월 29일 ~ 4월 4일
부활절2026년 4월 5일 (일요일)

사순절의 유래와 기본적인 의미

사순절은 예수님이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 광야에서 40일 동안 금식하며 기도하시고 마귀의 시험을 받으신 사건에서 유래했어요. 성경에서 ’40’이라는 숫자는 중요한 일을 앞두고 준비하고 시련을 겪는 기간을 상징합니다. 노아의 홍수 40일, 모세의 시내산 체류 40일, 이스라엘 백성의 광야 40년 등이 대표적이죠. 영어로 Lent(렌트)라고 부르는 이 기간은 ‘봄’을 뜻하는 옛 영어 단어에서 왔다고 해요. 죽음의 겨울을 지나 생명의 봄을 맞이하는 것처럼, 사순절은 우리 안에 남아있는 영적인 죽음과 추위를 녹여내고 부활의 새 생명을 준비하는 시간이에요.

교회에서는 이 기간 동안 제단과 성직자의 예복을 고난과 회개를 상징하는 보라색으로 바꾸기도 합니다. 전통적으로 금식, 기도, 구제(나눔)를 실천하는 기간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핵심은 외적인 행위보다 내면의 변화와 회개에 초점을 맞추는 거예요.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며, 이웃을 향한 사랑의 마음을 키워가는 시간이죠.

김기석 목사님은 2026년 사순절 첫 주 예배 말씀에서 사순절을 ‘빛을 간직한 나그네의 길’이라고 표현하셨어요. 세상이 밝히는 화려한 빛은 곧 사라지지만, 십자가에서 비추는 빛은 약해 보여도 결코 꺼지지 않는 영원한 빛이라고 하셨죠. 사순절은 우리가 이 진정한 빛을 따라가는 여정입니다.

사순절 동안 십자가를 묵상하며 걷는 어두운 길 끝에 희미한 빛이 보이는 풍경
사순절은 어둠 속에서도 십자가의 빛을 따라가는 신앙의 여정입니다.

사순절의 구체적인 실천과 현대적 적용

절제와 회개의 다양한 방법들

사순절을 지키는 방법은 교단과 개인에 따라 다양해요. 중요한 건 형식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마음이죠.

전통적으로는 음식에 대한 절제가 많이 알려져 있어요. 특히 가톨릭에서는 예수님의 수난을 기억하며 금요일마다 고기(육식)를 먹지 않는 ‘금육’을 실천하기도 합니다. 생선은 허용된다는 점이 특징이에요. 하지만 요즘에는 음식 절제 외에도 우리 삶을 지배하는 다양한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한 결심을 하기도 합니다. 하루에 몇 시간씩 쓰던 SNS 사용을 줄이기, 무의미하게 보던 유튜브나 넷플릭스 시간 덜어내기, 잡소비 절제하기 같은 현대적인 절제도 의미 있는 실천이 될 수 있어요.

기도와 말씀 묵상을 통한 내면 성찰

사순절의 가장 중요한 실천은 기도와 말씀 묵상이에요. 이 기간 특별히 새벽기도회를 열거나, 십자가의 길(Via Dolorosa)을 묵상하는 교회들도 많죠. 개인적으로도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의 의미를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요. 창세기 3장의 말씀 묵상을 보면, 죄를 지은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을 피해 숨는 모습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돼요. 하나님은 “네가 어디 있느냐?”라고 부르시며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사순절은 그 부르심에 응답하여, 우리가 숨었던 곳에서 나와 하나님 품으로 돌아가는 시간이에요.

또한 이사야 60장 1절의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는 말씀은 사순절 동안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를 잘 보여줍니다. 이 말씀은 포로로 잡혀 절망에 빠진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회복의 선언이에요. 하나님은 우리에게 지금 당당히 일어나서, 받은 은혜를 세상에 빛으로 발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빛은 우리 자신의 힘이 아니라, 우리 안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반사하는 것이죠.

사순절이 우리 삶에 주는 의미

세상의 가치에서 하나님의 가치로

김기석 목사님의 설교는 사순절이 단순한 종교적 의식이 아님을 일깨워줍니다. 목사님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가이사랴 빌립보’ 같은 곳에 비유하셨어요. 힘과 물질, 성공이 최고의 가치로 여겨지고 모두가 그 욕망의 흐름에 휩쓸리는 곳이죠. 그 한복판에서 예수님은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고 물으십니다. 베드로의 “선생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라는 고백은 이런 세상의 논리에 대한 단호한 저항이에요. 사순절은 우리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를 다시 확인하고, 세상이 강요하는 가치 체계가 아닌 십자가의 가치를 따라 살겠다는 결심의 시간입니다.

고통을 통과하는 사랑의 빛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자족의 빛’과 ‘애태움의 빛’의 비교였어요. 로마 황제이자 철학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말한 빛은 외부의 소란에 흔들리지 않는 고요하고 고상한 마음의 평정이에요. 하지만 예수님의 빛은 전혀 다릅니다. 그것은 고통받는 이들을 향해 창자가 끊어질 듯 아파하는 마음, 그들을 살려내고야 말겠다는 뜨거운 사랑이 터져 나오는 ‘애태움의 빛’이에요. 사순절은 우리로 하여금 이 사랑의 빛을 간직하게 합니다. 나만의 평온과 안전을 쫓는 삶이 아니라, 타인의 아픔에 함께 아파하고 그들을 위해 기꺼이 손해 볼 줄 아는 사랑의 길로 우리를 초대하는 거예요.

신학자 아브라함 헤셸의 말처럼, 하나님은 행복할 때만 찬양하는 사람보다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원하신다고 해요. 사순절은 꽃길이 아닙니다. 어둠과 고통이 있는 길이지만, 그 한복판에서도 새벽이 올 것을 확신하며, 십자가의 사랑으로 괴물 같은 현실을 마주할 용기를 주는 여정이에요.

2026년 사순절을 어떻게 보낼까

이제 2026년 사순절이 우리에게 다가왔어요. 2월 18일 재의 수요일부터 40일간 이어지는 이 시간을 어떻게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을지 생각해볼게요.

첫째, 작은 결심부터 시작해보세요. 사순절 40일 동안 매일 10분이라도 조용한 시간을 내어 기도하거나 성경을 읽는 것, 혹은 하루에 한 가지 감사한 일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가 시작될 수 있어요. 둘째, ‘나’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보려고 노력해보세요. 가족이나 친구, 이웃을 위해 작은 관심과 배려를 실천하는 것이 사순절 정신을 살리는 길이에요. 특히 부모님의 마음으로 볼 때, 자녀에 대한 집착과 염려를 내려놓고 하나님께 맡기는 연습도 깊은 의미가 있죠. 셋째, 교회 공동체와 함께하세요. 많은 교회에서 사순절 특별 새벽기도회나 묵상 프로그램을 운영할 거예요. 함께 기도하고 말씀을 나누는 것은 우리의 믿음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줄 거예요.

사순절은 우리가 속한 세상의 화려한 유혹과 빛에서 잠시 떨어져 나와, 십자가라는 참된 빛을 바라보는 시간입니다. 자신을 태워 세상을 밝히는 그 빛의 자리에 우리도 서보는 거죠. 이 40일의 여정을 통해 우리 안의 차가운 마음이 녹아내리고, 진정한 생명과 평화의 새순이 돋아나길 바랍니다.

더 자세한 설교 말씀은 김기석 목사님의 사순절 제1주 예배 영상과 음원 파일에서 들을 수 있어요. 링크를 참고해 보세요. http://www.chungpa.or.kr/pastorate/preach/preach_files/s20260222-2.mp3, https://www.youtube.com/live/UjLwN7yyiNI?si=w6fx3pxYL4603R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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