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배추김치 아삭하게 담그기

여름 배추김치, 왜 따로 배워야 할까

봄이 지나고 기온이 오르면 배추는 수분이 많고 조직이 연해집니다. 겨울김치처럼 오래 절이거나 강하게 버무리면 금세 물러지고 풋내가 나기 쉽습니다. 반면 여름 배추의 장점은 아삭함과 시원한 식감인데, 이 특징을 살리려면 절임 시간, 풀 종류, 양념 비율을 조금 다르게 가져가야 합니다. 지난주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저도 세 포기 정도를 미리 담가뒀는데,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아삭함이 살아있어서 만족스럽습니다.

이 글에서는 여름 배추김치를 맛있게 담그는 핵심 3가지를 표로 먼저 정리하고, 하나씩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구분겨울 배추김치여름 배추김치
절임 시간3~5시간1~1.5시간
풀 종류찹쌀풀밀가루풀 또는 찬밥풀
버무리기치대며 버무림살살 조물조물
숙성실온 1~2일반나절~하루, 바로 냉장

위 표처럼 여름 배추는 전체적인 과정이 더 빠르고 섬세합니다. 하나씩 따라해보면 처음 담가도 실패할 일이 없습니다.

배추 고르기와 손질

여름 배추는 알배기보다는 속이 꽉 찬 통배추가 좋습니다. 겉잎이 싱싱하고 밑동이 단단한 것을 고르세요. 한 포기 무게가 1.8~2kg 정도면 1~2인 가구에 적당합니다. 손질할 때는 겉의 누렇게 변한 잎을 떼고, 밑동에 십자로 칼집을 넣은 뒤 손으로 쪼개어 4등분합니다. 칼로 끝까지 자르면 부스러기가 많이 생기니 손으로 찢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절임 시간과 소금 사용법

여름 배추는 수분이 많고 조직이 약하므로 절임 시간을 확 줄여야 합니다. 굵은소금(천일염)을 배추 1포기당 대략 1/2컵(종이컵 기준) 준비합니다. 물 1컵에 소금을 약간 풀어 물소금을 만들고, 배추를 큰 대야에 켜켜이 쌓으면서 각 층마다 소금을 뿌립니다. 흰 줄기 부분에 특히 더 소금이 닿게 해주세요. 그리고 준비한 물소금을 위에 골고루 부은 후 무거운 뚜껑이나 그릇으로 눌러줍니다.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지나면 배추의 숨이 죽고 줄기가 휘어질 정도가 됩니다. 중간에 한 번 위아래를 뒤집어 골고루 절여지게 하세요. 절임이 끝나면 찬물에 2~3번 헹궈 소금기를 빼고 체에 밭쳐 30분 이상 물기를 완전히 빼줍니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김치가 싱거워지고 빨리 무르니까 이 단계를 꼭 지켜주세요.

양념 만들기 – 밀가루풀과 만능 양념

여름에는 찹쌀풀 대신 밀가루풀을 사용하면 김치가 빨리 익는 것을 막아주고 시원한 맛이 살아납니다. 물 1컵에 밀가루 1큰술을 풀어 약한 불에서 저어가며 풀을 쑤고 완전히 식힙니다. 또는 찬밥 1큰술을 뜨거운 물 120ml에 불려 믹서에 갈아서 사용해도 됩니다.

만능 김치 양념은 배추 2포기 기준으로 다음과 같이 만듭니다. 큰 볼에 식힌 풀을 담고 고춧가루 2컵, 멸치액젓 1컵, 새우젓 2큰술, 다진 마늘 3큰술, 다진 생강 1큰술, 매실청 3큰술, 간 양파 1개를 넣어 섞습니다. 고춧가루가 불도록 10분 정도 두면 색이 고르게 올라옵니다. 매실청이 없으면 설탕 1큰술로 대체할 수 있고, 멸치액젓 대신 까나리액젓도 괜찮습니다.

부재료로는 채 썬 무, 쪽파, 부추 등을 준비합니다. 무를 넣으면 시원함이 배가되고, 쪽파는 4cm 길이로 썰어 넣습니다. 홍고추를 약간 넣어 색을 내도 좋습니다.

버무리기와 숙성

물기를 뺀 배추를 큰 대야에 담고, 먼저 고춧가루 2큰술을 따로 남겨두었다가 배추에 뿌려 살짝 버무립니다. 이렇게 하면 양념이 배추에 착 달라붙어 겉돌지 않습니다. 그 다음 준비한 양념과 부재료를 모두 넣고 살살 조물조물 버무리세요. 여름 배추는 세게 치대면 풋내가 날 수 있으니 아기를 다루듯 부드럽게 해야 합니다.

버무린 김치는 김치통에 담고 윗부분이 마르지 않도록 랩이나 비닐을 덮은 뒤 실온에서 반나절에서 하루 정도 둡니다. 기온이 높은 날씨에는 반나절이면 새콤한 냄새가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그때 바로 김치냉장고에 넣고 이틀 정도 숙성시키면 아삭하고 시원한 여름 김치가 완성됩니다. 바로 먹어도 맛있지만 하루 정도 지나면 더 깊은 맛이 나옵니다.

마무리하며

여름 배추김치는 절임 시간을 짧게, 풀은 밀가루나 찬밥으로, 버무림은 살살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절임-양념-버무리기-숙성 순서만 기억하면 누구나 실패 없이 아삭한 여름김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저도 작년에 처음 이 방법으로 담갔을 때 가족들이 겨울김치보다 더 맛있다고 해서 뿌듯했거든요. 장마 전에 배추 가격이 오르기 전에 한 번 시도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신선한 배추로 담근 김치는 수육과도 찰떡궁합이고, 반찬으로도 오래 두고 즐길 수 있습니다. 이 글이 여름 김치에 도전하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여름 배추김치를 담은 그릇과 수육이 함께 있는 사진, 아삭한 식감이 느껴지는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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