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품을 만나는 특별한 공간

한강 작가 작품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곳

2024년 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실제로 그의 작품을 읽고 싶지만 어떤 책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도 하다. 다행히 서울과 광주 등 여러 곳에서 한강 작가의 작품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과 행사가 마련되어 있다. 아래 표를 통해 주요 장소와 특징을 먼저 살펴보자.

장소특징운영 시간
서울 정독도서관 노벨문학라운지한강 작가 구역, 필사 프로젝트, 퀴즈카드, 해외 번역서 전시평일 09:00~20:00, 주말 09:00~17:00 (매월 첫째·셋째 수요일 휴관)
광주 중흥도서관한강 작가 1주년 기념행사, 작가의 서재 전시, 필사 체험자료실 09:00~18:00, 학습실 07:00~22:00 (매월 1·3째 월요일 휴관)

두 곳 모두 한강 작가의 작품을 몸소 체험하고 필사까지 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정독도서관의 노벨문학라운지는 상설 전시 공간으로 언제든 방문 가능하니 일정을 미리 확인해두면 좋다.

정독도서관 노벨문학라운지 직접 다녀오다

지난주 화요일 오후,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48에 위치한 정독도서관을 찾았다. 안국역 1번 출구에서 걸어서 10분 정도면 도착하는데, 북촌 한옥마을과 삼청동 분위기가 물씬 나는 길이라 산책 삼아 가기 좋다. 도서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서울교육박물관도 함께 있어 어르신부터 아이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봄기운을 만끽하고 있었다. 주차장은 54대를 주차할 수 있지만, 도서 대출자나 교육 참석자에게만 60분 무료 혜택이 주어지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

정독도서관 노벨문학라운지 열람 공간에서 한강 작가 도서를 살펴보는 모습

노벨문학라운지는 1동에 위치해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정면으로 한강 작가 구역이 눈에 들어온다. 책상 위에는 ‘한강 작가 작품 이어쓰기’ 필사 프로젝트가 마련되어 있었다. 앞사람이 쓴 문장을 확인한 뒤, 이어서 필사하고 마지막 줄에 인덱스를 붙여 다음 사람이 이어 쓰도록 안내되어 있다. 한 문장 한 문장 모여 언제쯤 완성될지 궁금했다. 나도 한참 동안 앉아서 ‘소년이 온다’의 한 구절을 옮겨 적었다. 손글씨를 쓰는 일이 오랜만이라 글씨가 삐뚤빼뚤했지만, 문장 하나하나에 집중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라운지 안쪽에는 한강 작가의 프로필과 해외 문학상 수상 내역이 전시되어 있었고, 추천 작품과 해외 번역서도 진열되어 있었다. ‘채식주의자’ 영문판, ‘흰’ 일본어판 등이 눈에 띄었다. 바닥에는 퀴즈카드가 놓인 테이블이 있는데,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다. 나는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받은 연도는?’ 같은 질문에 적힌 카드를 하나 집어 들었다. 아이들도 즐겁게 퀴즈를 풀고 있었다.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어 있으니 음료는 미리 마시고 들어가는 게 좋다.

노벨문학라운지에서 꼭 해볼 것

  • 필사 체험: 비치된 한강 작가의 책을 펼쳐 마음에 닿는 문장을 원고지에 옮겨 적는다. 참고자료에 따르면 중흥도서관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었는데, 정독도서관에서는 ‘이어쓰기’ 방식이라 다른 사람과 함께 완성하는 재미가 있다.
  • 추천 도서 확인: 한강 작가가 직접 선정한 ‘내 인생의 책’ 코너가 있다. 카마라 조프의 ‘형제들1’, 어느 시인의 죽음, 이별 없는 세대, 캐테 콜비츠, 아버지의 땅 등이 전시되어 있어 평소 관심 없던 작가를 만날 기회가 된다.
  • 퀴즈카드 수집: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퀴즈카드는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재미있어 한다. 한강 작가와 관련된 문제가 적혀 있어 집에서 다시 풀어보며 복습할 수 있다.

한강 작품, 어떤 책부터 읽을까

라운지를 나와 도서관 자료실에 들러 한강 작가의 책들을 살펴봤다. 이미 여러 권을 읽은 사람으로서, 처음 접하는 분께 성향별로 추천하고 싶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광주를 배경으로 한 역사적 트라우마를 강렬한 시적 산문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한림원이 극찬한 이유를 직접 읽으면 알 수 있다. 다만 내용이 무겁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기엔 부담스러울 수 있다. 반면 ‘채식주의자’는 2016년 맨부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작품으로, 평범한 여성이 육식을 거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소수자와 폭력의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3부작 구조가 흥미롭다.

시적인 문체를 좋아한다면 ‘흰’을 권한다. 각설탕, 레이스 커튼, 만년설 등 ‘흰’ 것들에 대한 짧은 글과 사진이 수록되어 있어 에세이처럼 부드럽게 읽힌다. ‘소년이 온다’가 너무 강렬했다면 ‘흰’으로 한강 작가의 섬세함을 먼저 만나보는 것도 방법이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을 다루는데, 한강 작가가 직접 겪지 않은 고통을 치열하게 파고들어 언어로 승화한 작품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가족 간의 정과 상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광주 중흥도서관 기념행사 소식

서울뿐 아니라 광주에서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1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12월 8일부터 14일까지 7일간 중흥도서관에서 진행된 이 행사는 ‘한강을 만든 책들 : 작가의 서재를 만들다’라는 전시와 필사 체험, 그리고 평론가와 함께하는 문학 강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 특히 ‘한강에게 전하는 한마디’ 부스에서는 어린이와 어른 할 것 없이 자신의 마음을 적어 붙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광주는 한강 작가의 고향이기도 하기에, 그 의미가 더 컸다. 주차는 전용 주차장이 20대뿐이니 근처 공영주차장(하루 최대 3,900원)을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이런 기회를 통해 한강 작가의 작품이 더 많은 사람에게 읽히길 바란다. 노벨문학라운지와 같은 상설 공간이 계속 운영되면서, 문학이 단순한 읽을거리가 아니라 삶의 일부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자주 묻는 질문

정독도서관 노벨문학라운지 입장료가 있나요?
별도 입장료 없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도서관 개관 시간 내에 방문해야 하며, 휴관일(매월 첫째·셋째 수요일, 일요일 제외 법정공휴일)은 피해야 합니다.

한강 작가 작품 중 처음 읽을 책으로 무엇이 좋을까요?
분위기가 가벼운 쪽을 원한다면 ‘흰’을 권합니다. 시적이고 짧은 글들로 부담 없이 한강 작가의 문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역사적 깊이를 원한다면 ‘소년이 온다’를, 가족과 폭력에 대한 통찰을 원한다면 ‘채식주의자’를 먼저 읽어보세요.

정독도서관에 주차가 가능한가요?
네, 총 54대 주차 가능합니다. 다만 60분 무료 주차는 도서 대출·반납자, 평생학습교실 참여자 등에 한정되므로, 일반 방문객은 유료 주차(시간당 요금 부과)를 이용하거나 대중교통을 권장합니다.

노벨문학라운지에서 필사할 때 준비물이 필요한가요?
필사용 원고지와 필기구는 모두 비치되어 있으므로 별도 준비물이 없습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을 골라 자유롭게 적으면 됩니다. 다만 ‘이어쓰기’ 방식이기 때문에 앞 사람의 글을 확인하고 이어서 써야 합니다.

중흥도서관 기념행사는 매년 열리나요?
2026년 12월 행사는 노벨문학상 수상 1주년을 기념한 특별 행사였습니다. 이후 정기적으로 열릴지는 미정이지만, 광주 북구청과 도서관 측에서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있습니다. 홈페이지를 주기적으로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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