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2026년 2월 9일,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지 116년이 되는 해입니다. 역사의 현장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행사와 전시가 마련되어 있는데요, 지난 2025년에 열렸던 국립전주박물관의 특별전과 어린이 뮤지컬을 통해 안중근 의사의 정신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 의미 있는 시간들을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 행사 구분 | 주요 내용 | 핵심 메시지 |
|---|---|---|
| 국립전주박물관 특별전 | 《대한국인 안중근 쓰다》 | 글씨를 통해 본 안중근의 인간적 내면과 신념 |
| 어린이 역사 뮤지컬 |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안중근 | 어린이에게 전하는 안중근의 삶과 애국심 |
목차
글씨 속에 살아 있는 인간 안중근을 만나다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열렸던 특별전 《대한국인 안중근 쓰다》는 교과서 속 영웅을 넘어선 한 인간의 내면을 글씨라는 매개를 통해 조명했습니다. 죽음을 앞둔 감옥에서도 붓을 놓지 않았던 그의 유묵에는 단호한 결의와 깊은 사색, 그리고 변치 않는 신념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전시는 그의 생애를 따라가며 삶, 죽음, 신앙이라는 세 개의 큰 주제로 나누어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나라를 위해 몸 바친 실천의 삶
전시의 첫 부분은 안중근 의사의 생애와 독립운동에 몸바친 실천을 보여주었습니다. ‘나라 위해 몸 바침은 군인의 본분이다’라는 뜻의 〈위국헌신 군인본분〉 유묵은 그의 확고한 각오를 말해주었고, 함께 독립을 꿈꾸던 동지들의 사진은 한 사람의 결심이 아닌 함께한 사람들이 만든 역사라는 사실을 생생하게 전달했습니다. 이 유물들은 그가 단순한 생각이 아니라 직접 행동으로 나라의 위기를 맞서겠다는 실천적 의지를 가졌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옥중에서 피어난 불멸의 정신
법정과 감옥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안중근 의사의 신념은 더욱 선명하게 빛났습니다. 재판정의 당당함을 스케치한 그림과 ‘안응칠’이라는 수형번호를 달고 있는 그의 사진은 패배한 죄수가 아니라 자신의 길을 끝까지 지킨 사람의 강인함을 느끼게 했습니다. 특히 감옥에서 쓴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뜻의 〈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과 ‘날이 추워진 이후에야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알게 된다’는 〈세한연후 지송백지부조〉는 마지막 순간까지 배우고 생각하는 지식인으로서, 그리고 혹한 속에서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 신념의 소유자로서의 그의 면모를 깊이 새기게 했습니다.
신앙이 준 버팀목과 전북의 순교 역사
전시는 그가 독실한 천주교 신자 ‘토마스’였다는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신앙에서 얻은 평화와 정의에 대한 믿음은 그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대표 유물인 〈경천〉은 그의 모든 실천을 지탱한 근원적인 힘이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전시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안중근 의사의 ‘순국’과 전북 지역 천주교 순교자들의 ‘순교’를 연결 지어 보여주었습니다. 윤지충과 권상연의 지석을 통해 생명을 바쳐 신념을 지킨 이들의 유산이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린이와 함께 느끼는 역사의 울림
역사는 책과 전시실을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어린이 뮤지컬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안중근’은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방식으로 역사의 주인공을 소개했습니다. 뮤지컬은 시간 여행자 설쌤과 아이들이 과거로 가 안중근을 만나고 역사를 지키는 모험을 그렸습니다.

공연은 안중근의 어린 시절 이름이 ‘안응칠’이었고, 할아버지가 그의 성품을 바라며 ‘안중근’으로 이름을 지어주었다는 이야기처럼 교과서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인간적인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가상의 인물인 천순옥을 통해 당시 사회의 약자였던 여성의 시선도 담아내려는 노력이 돋보였습니다.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와 감정이 담긴 노래는 어린이 공연이라는 생각을 잊게 할 만큼 깊은 울림을 전했고, 공연이 끝난 후 설민석 선생님의 짤막한 강연은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모든 관객이 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마무리하는 장면은 공연장을 하나로 만들었고, AI로 구현된 안중근 의사의 미소는 그가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아쉬움과 함께 더없이 따뜻하고도 슬픈 감동을 남겼습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건네는 메시지
전시와 공연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안중근 의사의 삶을 조명했습니다. 박물관의 전시는 ‘글씨’라는 기록을 통해 죽음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그의 내면적 힘과 사상을 집중적으로 보여주었다면, 뮤지컬은 ‘이야기’와 ‘공감’을 통해 어린이를 포함한 모든 세대가 그의 삶에 쉽게 다가가고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공통점은 안중근을 멀리 있는 영웅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생각과 감정을 가진 한 인간으로 그렸다는 점입니다. 그의 선택과 신념, 그리고 남긴 글씨들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그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음을 기억하며, 그가 꿈꾸던 평화로운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추모가 아닐까 생각합니다.